새해 다짐이 2월에 무너지는 이유 - PM이 말하는 습관 설계의 진실

5 min read0 viewsBy Colemearchy
습관목표설정새해다짐자기계발실행력

작년 1월 1일, 나는 완벽한 계획을 세웠다

"올해는 다를 거야."

2024년 1월 1일, 저는 Notion에 12개의 새해 목표를 정리했습니다. 매일 운동 30분, 책 월 4권 읽기, 사이드 프로젝트 런칭, 영어 공부... PM답게 각 목표마다 KPI와 마일스톤까지 설정했죠. 프로덕트 로드맵 짜듯이 말입니다.

2월 15일, 그 페이지를 다시 열었을 때 체크된 항목은 단 3개였습니다.

이게 처음은 아니었어요. 6년 동안 매년 반복된 패턴이었죠. PM으로서 수십 개의 기능을 성공적으로 출시했고, 디자이너 출신답게 완벽한 사용자 여정을 설계할 수 있었지만, 정작 제 인생의 로드맵은 매번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2024년은 달랐습니다. 12개 중 9개를 실제로 해냈어요. 무슨 마법을 부린 걸까요? 아니요, 저는 단지 습관을 제품처럼 설계하기 시작했을 뿐입니다.

새해 다짐이 실패하는 진짜 이유: UX가 엉망이다

대부분의 새해 다짐은 UX 최악의 제품과 같습니다. 사용자(자신)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스펙 나열이죠.

제가 분석한 실패 패턴 3가지:

1. 마찰(Friction)이 너무 높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운동하기." 이건 평소 8시에 일어나는 사람에게는 온보딩 과정이 30단계인 앱과 같습니다. 첫 사용에서 이탈률 99%죠.

PM으로서 제품을 만들 때 우리는 "첫 경험"에 집착합니다. 사용자가 가치를 느끼기까지의 시간(Time to Value)을 최소화하려고 하죠. 그런데 왜 습관 설계에서는 이 원칙을 무시할까요?

작년에 저는 "운동 30분"을 "양치 후 스쿼트 5개"로 바꿨습니다. 마찰을 90% 줄인 거죠. 신기하게도 2주 후에는 자연스럽게 10개가 됐고, 한 달 후엔 15분 루틴이 됐습니다.

2. 피드백 루프가 없다

"올해는 더 건강하게 살기." 이게 목표라면 언제 성공한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제품에서 이런 식으로 성공 지표를 정하면 팀 전체가 방향을 잃죠.

저는 모든 목표를 주간 단위 측정 가능한 지표로 바꿨습니다:

  • "건강하게 살기" → "주 3회 30분 운동 (Strava 기록)"
  • "책 많이 읽기" → "주말 2시간 독서 (페이지 수 기록)"
  • "영어 공부" → "매일 Duolingo 1레슨 (연속 일수)"

매주 일요일 저녁, 저는 15분 동안 이 지표들을 체크합니다. 스프린트 회고처럼요. 이 루틴만으로 목표 달성률이 3배 올랐습니다.

3. 동기(Motivation)에만 의존한다

1월의 열정은 2월이면 사라집니다. 이건 제품을 마케팅 캠페인으로만 성장시키려는 것과 같아요. 초반 스파이크는 있지만 리텐션이 0에 가깝죠.

진짜 필요한 건 시스템입니다. 환경을 설계하는 거죠.

제 사례:

  • 매일 아침 책상에 앉으면 키보드 옆에 책이 펼쳐져 있습니다 (전날 밤에 셋업)
  • 운동복을 침대 옆에 미리 놓아둡니다
  • 휴대폰의 첫 화면에는 습관 트래킹 앱만 있습니다

디자이너 출신으로서 배운 게 있다면, 환경이 행동을 결정한다는 겁니다. 사용자는 당신이 만든 경로를 따라갑니다.

PM처럼 습관 설계하기: 나의 4단계 프레임워크

6년간의 실패와 1년의 성공을 거쳐, 저는 이 프레임워크를 정립했습니다.

1단계: MVP부터 시작하라

제품 출시 때 완벽한 버전을 처음부터 만들지 않죠. 습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잘못된 접근:

  • "매일 1시간 운동"
  • "매주 책 1권 읽기"
  • "매일 영어 1시간"

MVP 접근:

  • "양치 후 팔굽혀펴기 1개" (말도 안 되게 쉽게)
  • "주말 아침 책 10페이지"
  • "출근길 영어 팟캐스트 10분"

중요한 건 일단 시작하는 것입니다. 저는 "운동 1분"에서 시작했고, 지금은 주 5회 45분씩 하고 있습니다. 6개월 걸렸어요. 그게 뭐 어때서요?

2단계: 사용자 조사를 하라 (자기 자신을)

제품을 만들 때 우리는 사용자를 관찰합니다. 언제, 어디서, 왜 이 제품을 쓸까?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하세요.

저는 2주 동안 제 패턴을 관찰했습니다:

  • 오전 10시-12시: 집중력 최고 → 딥워크 시간으로 배정
  • 점심 후 2-3시: 에너지 최저 → 가벼운 업무나 산책
  • 저녁 8-9시: 창의력 상승 → 사이드 프로젝트 시간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해"라는 일반론 대신, 제 고유의 리듬을 발견한 겁니다. 디자이너 출신답게 말하자면, 나라는 사용자를 위한 맞춤 경험을 설계한 거죠.

3단계: 스택(Stack)하라

제품 개발에서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듯, 습관도 기존 루틴에 붙이세요.

제 스택:

  • 커피 내리기 → 어제 배운 것 1개 노트에 쓰기 (3분)
  • 양치 → 스쿼트 10개
  • 출근길 지하철 → 영어 팟캐스트
  • 점심 후 산책 → 오디오북
  • 퇴근 후 샤워 → 스트레칭 5분

새로운 의지력이 필요 없습니다. 이미 하는 행동에 1-2분짜리 습관을 붙이는 거니까요. 이렇게 5개만 붙여도 하루 20-30분의 "자동화된 성장 시간"이 생깁니다.

4단계: 데이터를 보라

PM의 가장 큰 무기는 데이터입니다. 감이 아니라 팩트로 판단하죠.

저는 Google Sheets에 간단한 습관 트래커를 만들었습니다:

  • 가로: 날짜 (1-31일)
  • 세로: 습관 목록
  • 셀: O 또는 X

매일 자기 전 30초면 됩니다. 그런데 이게 놀라운 인사이트를 줘요:

  • "화요일에 운동을 가장 많이 빼먹네?" → 화요일 저녁 회의 때문 → 화요일은 아침 운동으로 변경
  • "비 오는 날 독서율 80%" → 날씨 나쁜 날 실내 활동 강화
  • "3주 연속 성공 후 4주차에 무너짐" → 3주마다 루틴 리프레시 필요

데이터는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제 생각보다 제 행동 패턴이 훨씬 정직하더라고요.

실전 가이드: 2025년 습관 설계 체크리스트

이제 구체적으로 실행할 시간입니다. 제가 매년 1월 1일에 하는 루틴을 공유합니다.

Step 1: 목표 3개만 고르기 (60분)

12개 말고 딱 3개만. PM으로서 배운 교훈: 동시에 많은 걸 하면 아무것도 안 됩니다. Focus가 전부예요.

저의 2025년 3개:

  1. 건강: 주 4회 운동 (근력 + 유산소)
  2. 학습: 주 1권 독서 (PM/AI 관련 50%, 그 외 50%)
  3. 창작: 월 4개 블로그 포스트

각각 다른 영역이고, 서로 방해하지 않습니다.

Step 2: MVP 버전 정의 (30분)

각 목표의 "최소한의 성공"을 정의하세요:

  1. 건강: 최소 주 2회 20분 운동 (이것만 해도 성공)
  2. 학습: 주말 1시간 독서 (책 완독 안 해도 OK)
  3. 창작: 월 2개 포스트 (완벽하지 않아도 발행)

"최소" 버전을 못 지키는 날이 계속되면, 그건 목표가 잘못된 겁니다. 더 줄이거나 포기하세요.

Step 3: 환경 설계 (1시간)

물리적 공간을 재배치하세요:

  • 운동: 운동복을 가장 쉬운 곳에
  • 독서: 휴대폰 대신 책을 눈에 띄는 곳에
  • 글쓰기: Notion 템플릿 미리 만들어두기

디지털 환경도:

  • 습관 트래킹 앱을 홈 화면에
  • 방해되는 앱은 폴더 깊숙이
  • 알림은 필요한 것만 (저는 운동 시간 알림 하나만 켭니다)

Step 4: 주간 리뷰 루틴 만들기 (15분)

매주 일요일 저녁 9시, 저는 이 질문들에 답합니다:

  • 이번 주 습관 성공률: X/7
  • 가장 잘된 것 1가지
  • 방해 요소 1가지
  • 다음 주 조정할 것

스프린트 회고와 똑같습니다. 제품을 개선하듯 습관을 개선하는 거죠.

1년 후, 당신은 다른 사람이 될 것이다

2024년 12월 31일, 저는 제 Google Sheets를 열었습니다. 365개의 셀 중 278개가 O로 채워져 있었어요. 76%의 성공률.

완벽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운동을 빼먹는 날도 있고, 책을 안 읽는 주도 있었죠. 그런데 괜찮습니다. 76%만으로도 제 삶은 완전히 바뀌었으니까요.

1년 전과 비교하면:

  • 체력: 5km를 뛸 수 있게 됨 (작년엔 2km도 힘들었음)
  • 지식: 48권 독서 (작년 12권)
  • 영향력: 블로그 방문자 월 3,000명 (작년 200명)

더 중요한 건, 제가 제 자신을 신뢰하게 됐다는 겁니다. "내가 계획한 건 해낼 수 있어"라는 확신. PM으로서 이것만큼 중요한 자산은 없습니다.

새해 다짐이 실패하는 건 당신이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단지 시스템이 잘못 설계됐을 뿐이죠.

올해는 다를 겁니다. 제품을 만들듯 습관을 설계하세요. MVP부터 시작하고, 데이터를 보고, 매주 개선하세요.

2025년 12월 31일, 우리 다시 만나요. 그때는 훨씬 더 나은 버전의 자신으로.


당신의 2025년 습관 목표 3개는 뭔가요?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제가 MVP 버전 설계를 도와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