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plexity 3개월 써보니 구글로 돌아갈 수 없는 이유

5 min read0 viewsBy Colemearc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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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서 15분을 날린 밤

지난주 화요일 밤 11시, 프로덕트 로드맵 미팅 자료를 만들다가 "RAG 파이프라인 평균 latency benchmark"를 검색했다. 구글 첫 페이지 결과 10개 중 7개가 SEO 블로그, 2개는 광고, 실제 벤치마크 데이터는 딱 1개. 그것도 2021년 자료였다.

Perplexity에 같은 질문을 던졌다. 15초 만에 2023-2024년 최신 벤치마크 데이터가 출처와 함께 정리되어 나왔다. Anthropic, OpenAI, LangChain 공식 문서에서 발췌한 수치까지.

이게 세 번째였다. 세 번째로 "아, 이제 구글은 답을 주는 게 아니라 링크를 주는구나"라고 느낀 순간.

PM으로서 하루에 검색을 몇 번이나 할까? 대충 세어봤더니 평균 23번. API 문서 확인, 경쟁사 기능 리서치, 기술 용어 정리, 시장 데이터 검증... 검색은 내 업무의 산소 같은 존재다. 그런데 그 산소가 점점 탁해지고 있었다.

구글이 망가진 건 아니다. 인터넷이 망가진 것이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구글의 알고리즘 자체는 여전히 훌륭하다. 문제는 구글이 인덱싱하는 '인터넷'이 게임화되었다는 점이다.

디자이너 출신으로 콘텐츠 전략도 만져봤는데, SEO 업계가 얼마나 정교하게 구글을 해킹하는지 안다. H2 태그 3개 이상, 2000자 이상, 키워드 밀도 2.5%, 백링크 30개 이상... 이런 체크리스트만 채우면 실제 정보 가치와 무관하게 상위 노출된다.

결과? 검색 결과 첫 페이지가 "2024년 최고의 프로젝트 관리 도구 17선" 같은 제목의 어필리에이트 블로그로 도배된다. 정작 내가 원한 건 "Jira vs Linear 실시간 동기화 지연 시간 비교"였는데.

Perplexity는 이 게임을 우회한다. 웹을 크롤링하되, LLM이 정보의 '본질'을 추출해서 재구성한다. SEO 키워드 박은 쓰레기 문장은 날리고, 핵심 데이터만 뽑아낸다.

실제 테스트를 해봤다:

  • 질문: "Stripe vs PayPal 거래 수수료 비교, B2B SaaS 기준"
  • 구글: 10개 링크 클릭, 각 사이트에서 ctrl+F로 수수료 찾기, 엑셀에 정리 → 12분 소요
  • Perplexity: 한 번에 표로 정리된 비교표 제공, 출처 4개 링크 첨부 → 1분 소요

이건 단순히 '빠른' 게 아니다. 인지 부하(cognitive load)가 다르다. 구글은 내가 직접 정보를 필터링하고 종합해야 한다. Perplexity는 그 과정을 대신해준다.

Perplexity가 실패하는 3가지 케이스

솔직하게 말하자. Perplexity가 만능은 아니다. 3개월 쓰면서 명확하게 한계를 발견했다.

1. 실시간성이 중요할 때

"방금 발표된 OpenAI DevDay 키노트 요약"을 검색하면 Perplexity는 아직 인덱싱 안 된 정보를 못 준다. 구글은 트위터, 레딧, 뉴스 사이트 실시간 크롤링이 강하다. 발표 후 30분 내 정보는 여전히 구글이 빠르다.

2. 로컬 정보 검색

"강남역 근처 오전 8시 오픈하는 카페" 같은 검색은 구글 맵 연동이 압도적이다. Perplexity도 지도 검색을 지원하지만, 리뷰 수, 영업시간 정확도는 구글이 10년 쌓은 데이터를 못 따라간다.

3. 이미지/쇼핑 검색

"회의실용 화이트보드 추천"을 검색하면 구글은 쇼핑탭에 가격, 리뷰, 이미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Perplexity는 텍스트 중심이라 시각적 비교가 약하다.

그래서 내 결론: **Perplexity 80% + 구글 20%**로 병행한다.

PM이 Perplexity를 쓰는 구체적 방법

3개월간 최적화한 내 워크플로우를 공유한다.

# 1. 리서치 질문은 구조화하라

Perplexity는 구체적일수록 강하다.

  • ❌ "CRM 툴 추천"
  • ✅ "50명 이하 B2B SaaS 스타트업, Slack 연동 필수, 월 예산 $200 이하 CRM 3개 비교"

질문에 맥락(회사 규모, 예산, 필수 요구사항)을 넣으면 LLM이 필터링을 정확하게 한다.

# 2. Collections로 리서치 맥락 유지

Perplexity Pro의 Collections 기능은 미쳤다. 프로젝트별로 검색 히스토리를 묶어두면, 이전 검색 맥락을 기억하고 후속 질문에 답한다.

예: "결제 시스템 리서치" 컬렉션

  1. Stripe API 문서 요약
  2. PCI DSS 컴플라이언스 체크리스트
  3. 토스페이먼츠 vs Stripe 한국 시장 비교
  4. "위 3개 검색 바탕으로 국내 B2C 커머스에 최적 솔루션은?"

네 번째 질문에서 이전 컨텍스트를 자동으로 참조한다. 이게 진짜 게임체인저다.

# 3. Focus 모드 활용

  • Academic: 논문 리서치, 기술 벤치마크
  • Writing: 문서 작성, 메일 초안
  • Reddit: 실사용자 의견 ("Notion vs Coda 실제 사용 후기")
  • YouTube: 튜토리얼 영상 요약

나는 기본 All, 기술 문서는 Academic, 사용자 리서치는 Reddit으로 고정했다.

# 4. Pro 기능: 파일 업로드 + 질문

경쟁사 백서 PDF를 업로드하고 "이 문서에서 pricing 전략 3가지 뽑아줘"라고 물으면 끝이다. 50페이지 문서 15분 안에 요약 가능.

월 $20(Pro 요금)이 아깝지 않은 이유다.

데이터로 본 실제 변화

정량적으로 측정해봤다. (PM이니까)

Perplexity 도입 전 (1월)

  • 일평균 검색 횟수: 27회
  • 검색당 평균 시간: 4.2분
  • 정보 신뢰도 재확인 비율: 68%

Perplexity 도입 후 (3월, 2개월 평균)

  • 일평균 검색 횟수: 19회 (검색 품질 향상으로 재검색 감소)
  • 검색당 평균 시간: 1.7분 (60% 단축)
  • 정보 신뢰도 재확인 비율: 23% (출처 명시 덕분)

하루 절약 시간: 약 67분

이걸 월 20일 근무로 계산하면 월 1340분, 약 22시간이다. 거의 3 근무일을 검색 시간 단축으로 아낀 셈.

AI 검색의 본질: 정보 접근이 아니라 지식 합성

구글은 "이 링크들을 봐"라고 말한다. Perplexity는 "이게 답이야, 근거는 여기"라고 말한다.

이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PM은 정보 수집가가 아니라 의사결정자다. 내가 원한 건 링크 10개가 아니라 "그래서 우리 팀은 A와 B 중 뭘 선택해야 하나"에 대한 맥락이었다.

AI 검색은 정보의 '접근성'을 높인 게 아니라, 정보의 '합성'을 자동화했다. 디자이너 출신으로 비유하자면, 포토샵이 픽셀을 다루는 도구에서 AI가 "이 사진을 인상파 그림으로"라고 명령받는 도구로 진화한 것과 같다.

당신도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는 3단계

  1. Perplexity 무료 버전 설치 (perplexity.ai)
  2. 오늘 구글에 검색할 질문 1개를 Perplexity에도 동시 입력
  3. 결과 비교 후 어느 쪽이 답에 가까운지 체크

일주일만 병행하면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된다. 나는 3일 만에 브라우저 기본 검색을 Perplexity로 바꿨다.

Pro 버전은 한 달 써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무료 버전만으로도 구글보다 나은 경험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구글이 죽는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검색의 목적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링크를 찾는 게 아니라 답을 찾는 시대. 그 답을 AI가 합성해주는 시대.

PM으로서, 디자이너 출신으로서, 그리고 하루 23번 검색하는 한 명의 지식 노동자로서 말한다.

검색 방식을 바꾸면 일하는 방식이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