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m vs Headspace: PM이 3개월간 양쪽 다 써본 잔인한 비교

5 min read0 viewsBy Colemearc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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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 vs Headspace: PM이 3개월간 양쪽 다 써본 잔인한 비교

새벽 3시, 또 잠이 안 왔다. 프로덕트 런칭 2주 전이었고, A/B 테스트 결과가 예상과 반대로 나왔다. 침대에 누워 천장만 보다가 App Store를 켰다. "명상 앱이라도 깔아볼까." 그렇게 Calm과 Headspace를 동시에 다운로드했다. PM으로서의 직업병인지, 앱을 쓰면서도 계속 분석하게 되더라.

3개월간 양쪽을 번갈아 쓰면서 65번의 세션을 기록했다. 스프레드시트에 매일의 사용 경험을 로깅했다. 디자이너 출신으로서 UI/UX를 뜯어보고, PM으로서 프로덕트 전략을 해부했다. 이건 그냥 앱 리뷰가 아니다. 두 거대 명상 앱의 프로덕트 철학과 실제 효과에 대한 잔인한 부검이다.

온보딩 첫 5분이 모든 걸 결정한다

Calm은 처음 켜자마자 비 오는 소리를 들려준다. 별다른 설명 없이. Headspace는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나와서 명상이 뭔지 설명한다. 이 차이가 전부다.

Calm의 접근은 "일단 경험부터"다. 가입도 건너뛸 수 있다. 디자이너 출신으로 보면 이건 천재적이다. 사용자에게 즉각적인 가치를 준다. 실제로 내 심박수가 첫 2분 만에 분당 78에서 64로 떨어졌다. (Apple Watch 측정)

Headspace는 정반대다. "명상을 왜 해야 하는지" 설득부터 한다. Andy Puddicombe(창립자)의 목소리로 3분짜리 인트로를 듣는다. PM 관점에서 보면 이건 교육(Education)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장기 리텐션을 위한 선택.

결과? 나는 Calm으로 처음 시작했지만, 2주 후 이탈할 뻔했다. "이게 진짜 명상인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Headspace는 시작이 느렸지만, 왜 하는지 이해하니까 꾸준히 하게 되더라.

데이터로 보는 온보딩:

  • Calm: 첫 세션 완료율 추정 73% (Sensor Tower 데이터)
  • Headspace: 첫 세션 완료율 추정 61%
  • 하지만 7일 리텐션은 Headspace가 8%p 높다

콘텐츠 전략: 백화점 vs 부티크

Calm은 명상 앱이 아니다. 웰빙 플랫폼이다. 명상, 수면 스토리, ASMR, 스트레칭, 음악... 심지어 LeBron James가 목소리로 나오는 수면 스토리도 있다. 말 그대로 웰빙 Netflix를 만들려는 전략이다.

월 사용 시간 기준으로 내 로그를 분석했다:

  • 명상: 38%
  • 수면 스토리: 41%
  • 음악/사운드스케이프: 21%

명상보다 수면 스토리를 더 많이 썼다. 이게 문제인가? Calm 입장에선 상관없다. 구독료만 내면 된다. 프로덕트 전략으로는 영리하다.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을 극대화하는 거다.

Headspace는 원칙주의자다. 명상과 마음챙김에 집중한다. 최근에 수면과 운동 섹션을 추가했지만, 여전히 코어는 구조화된 명상 코스다.

내가 완료한 프로그램:

  • Headspace: "Managing Anxiety" 30일 코스 (완료율 83%)
  • Calm: "7 Days of Calming Anxiety" (완료율 57%, 중간에 다른 콘텐츠로 이탈)

Headspace의 구조화가 주는 힘이 있다. 하루 놓치면 죄책감이 든다. Calm은 자유롭지만, 그래서 오히려 산만하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면 알 거다. 선택지가 많으면 역설적으로 행동이 줄어든다는 걸.

UI/UX: 잠재의식과 싸우는 디자인

Calm의 UI는 아름답다. 호수, 산, 밤하늘... 시각적 명상이 따로 없다. 색상 팔레트는 #2E5266 (Deep Blue)를 베이스로 한 차분한 톤이다. 디자이너 출신으로서 10점 만점에 9점 준다.

하지만 정보 구조는 혼란스럽다. 홈 탭에 모든 게 섞여 있다. "Daily Calm" 찾는 데 3번의 스크롤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건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생긴 부채다.

Headspace는 감성적으로 덜 임팩트 있다. 오렌지와 흰색의 단순한 조합. 하지만 정보 구조가 명확하다:

  1. Today (오늘 할 것)
  2. Explore (탐색)
  3. Profile (기록)

3개월 사용 후, Headspace 앱에서 목표 지점까지 가는 평균 탭: 1.8번 Calm: 2.9번

이건 사소해 보이지만 치명적이다. 명상은 마찰(friction)이 없어야 한다. "명상할까 말까" 고민하는 순간, 이미 졌다. 앱을 켜서 바로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실패 경험 공유: 21일 연속 명상 스트릭을 두 번 놓쳤다. 한 번은 Calm에서 어떤 세션을 선택할지 5분간 고민하다가 포기했다. 선택 피로였다. Headspace는 그냥 "Play"만 누르면 됐는데.

가격과 가치: 누구에게 돈을 줄 것인가

둘 다 월 $14.99, 연간 $69.99다. (한국 가격 기준 연간 약 89,000원)

내 계산으로는:

  • Calm: 분당 콘텐츠 소비 단가 약 32원 (총 사용 시간 2,780분 기준)
  • Headspace: 분당 약 44원 (총 사용 시간 2,040분 기준)

Calm이 싸 보이지만, 실제 "명상" 시간만 따지면 역전된다. Calm에서 수면 스토리 듣는 건 명상이 아니다.

PM으로서의 분석: Calm은 engagement 메트릭을 극대화한다. DAU/MAU, 세션 시간... 투자자가 좋아하는 숫자다. Headspace는 outcome을 측정하려 한다. "당신이 얼마나 차분해졌는가." 더 어렵지만, 더 정직하다.

실천 가이드: 당신은 어떤 앱을 써야 하나

3개월 실험 끝에 내린 결론: 둘 다 쓰지 마라. 하나만 선택해라.

Headspace를 선택하라, 만약:

  • 명상 완전 초보자다
  • 구조와 루틴이 필요하다
  • "왜"를 이해해야 행동하는 사람이다
  • 한 달 동안 매일 15분을 투자할 의지가 있다

Calm을 선택하라, 만약:

  • 이미 명상 경험이 있다
  • 수면에 문제가 있다 (수면 스토리가 정말 좋다)
  • 유연한 접근을 선호한다
  • "도구"만 필요하고 설명은 필요 없다

구체적 실천 방법:

  1. 첫 주는 실험이다: 양쪽 무료 트라이얼을 동시에 시작하지 마라. 한 앱에 7일 투자해라. 3일 차에 "이건 아니다" 싶으면 바꿔라.

  2. 아침 vs 저녁 전략: 내 데이터로는 아침 명상(오전 7-9시)의 완료율이 76%였다. 저녁(오후 9-11시)은 52%. 의지력이 높은 시간대를 선택해라.

  3. 시간 고정하라: "여유 있을 때 명상하기"는 실패한다. 캘린더에 블록을 잡아라. 나는 샤워 직후 10분을 고정했다.

  4. 완벽주의 버려라: 하루 놓쳐도 된다. 내가 세운 기록: 연속 14일. 부러졌다. 다음 날 다시 시작했다. 그게 전부다.

  5. 측정하라: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 간단한 노트라도 좋다. "오늘 컨디션 3/10" 이런 식으로.

3개월 후, 나는 어떤 사람이 되었나

솔직히 말하면,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프로덕트는 여전히 스트레스다. 명상이 내 삶을 180도 바꾸진 않았다.

하지만 변한 건 있다. 새벽 3시에 깨도, 이제 천장만 보지 않는다. Headspace를 켠다. (최종적으로 이쪽을 선택했다) 7분짜리 "Letting Go of Stress"를 듣는다. 다시 잠든다.

지난주 월요일, 임원 미팅에서 프로덕트 로드맵이 전면 수정됐다. 예전 같으면 화장실 가서 벽을 쳤을 거다. 대신 3분간 호흡에 집중했다. 돌아와서 차분하게 질문했다. "이 결정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볼 수 있을까요?"

명상 앱이 날 zen master로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반응하기 전에 0.5초의 공간을 만들어줬다. PM으로서, 그 0.5초가 모든 차이를 만든다.

Calm과 Headspace, 어느 쪽을 선택하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내일 아침 앱을 여는 거다. 그리고 모레도. 한 달 후에도.

완벽한 명상 앱은 없다. 완벽한 명상도 없다. 그냥 시작하면 된다.

지금 바로.


P.S. 이 글을 읽는 PM이나 디자이너가 있다면: 당신이 만드는 프로덕트도 마찬가지다. 완벽할 필요 없다. 사용자에게 0.5초의 공간을 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