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PM에게 진짜 필요한가? AutoGPT/BabyAGI 실험 후기
AI 에이전트 시대, PM에게 진짜 필요한가? AutoGPT/BabyAGI 실험 후기
솔직히 말해볼까요? 지난 몇 달간 제 머릿속을 지배한 단어는 'AI 에이전트'였습니다. AutoGPT, BabyAGI 같은 녀석들이 쏟아져 나올 때마다 '이거다!', '이제 PM 역할도 끝인가?' 하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곤 했죠. 디자인 툴 앞에서 몇 시간이고 씨름하던 디자이너 시절과는 차원이 다른, 코딩 한 줄 없이도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AI라니. 이건 마치...
'파이트 클럽'에서 브래드 피트가 외치던 '완전한 자유'가 코드 레벨에서 실현되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6년차 PM입니다. 개발자는 아니에요. 하지만 AI 스타트업에서 제품을 책임지고 있죠. 그래서 이 'AI 에이전트'라는 녀석이 우리의 업무, 우리의 역할, 나아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치열했던 실험의 기록과 솔직한 후기를 풀어놓으려 합니다.
AI 에이전트, PM의 '만능 해결사'가 될 수 있을까?
처음 AutoGPT와 BabyAGI를 접했을 때의 설렘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마치 새로운 마법 도구를 얻은 기분이었죠.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고, 검색하고, 코드를 짜고, 실행하는 AI"라니. 이건 PM의 반복적인 업무, 리서치, 초기 아이디어 구체화 같은 부분들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줄 거라는 기대를 품게 만들었습니다.
AutoGPT: 야심 찬 '만능 AI'의 명암
AutoGPT는 마치 똑똑한 인턴을 옆에 둔 느낌이었습니다. "특정 키워드에 대한 경쟁사 분석 보고서를 작성해줘"라고 던져주면, 스스로 웹을 검색하고, 정보를 취합하고, 보고서 초안까지 만들어냈죠. 디자이너 출신인 저에게는 특히 리서치 단계가 늘 버거웠는데, 이 녀석 덕분에 시간을 엄청나게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곧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 목표 설정의 모호함: 목표를 아주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으면, AI는 엉뚱한 방향으로 가거나 무한 루프에 빠지기 일쑤였습니다. "최고의 블로그 포스트를 만들어줘" 같은 추상적인 명령은 무용지물이었죠. 마치 길을 잃은 아이처럼요.
- 결과의 예측 불가능성: 때로는 결과물이 놀라웠지만, 때로는 완전히 엉뚱하거나 부정확한 정보로 가득했습니다.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그대로 믿기에는 너무 위험했죠. 결국, 제가 직접 검증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었습니다.
- 실질적인 '자동화'의 한계: 코드를 직접 짜는 것이 아니라, AI가 코드를 짜준다고 해도, 그 코드를 실행하고 디버깅하는 과정은 여전히 필요했습니다. 결국, '자동화'라기보다는 'AI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수작업'에 가까웠습니다.
AutoGPT는 마치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조수 같았지만, 그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감독'은 여전히 저여야 했습니다.
BabyAGI: 미니멀리즘 AI의 가능성
BabyAGI는 AutoGPT보다 훨씬 미니멀한 접근 방식을 취했습니다. '할 일 목록(To-Do List)'을 관리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작업을 실행하는 방식이었죠. AutoGPT보다는 덜 야심 찼지만, 오히려 더 안정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 명확한 작업 관리: 할 일 목록이 눈에 보이니까, AI가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다음에는 무엇을 할지 예측하기 쉬웠습니다. 복잡한 목표보다는 명확한 '태스크' 단위로 AI를 활용할 때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 실행 가능한 결과 도출: BabyAGI는 특정 '작업'을 완수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API 문서를 요약해줘" 같은 작업은 AutoGPT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BabyAGI 역시 만능은 아니었습니다.
-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의 한계: 복잡한 문제 해결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 도출에는 AutoGPT와 마찬가지로 한계가 있었습니다. 정해진 절차를 따르는 데는 능숙했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부족했습니다.
- 결과물의 '맥락' 이해 부족: AI가 도출한 결과물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왜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습니다. PM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BabyAGI는 꼼꼼한 '작업 관리자'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작업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여전히 PM의 몫이었죠.
그래서, PM에게 AI 에이전트는 '독'인가 '약'인가?
이것만큼은 단언할 수 있습니다. AI 에이전트는 PM의 역할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PM의 역량을 '확장'하는 도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PM에게 AI 에이전트가 '약'이 되는 순간
- 반복적이고 데이터 중심적인 작업 자동화: 시장 조사, 데이터 분석, 초기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등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작업들을 AI 에이전트에게 맡길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 출신으로 늘 '시각적인 결과물'에 집중했던 저에게는,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초기 컨셉을 잡아주는 것이 엄청난 시간 절약이었습니다.
- 초기 프로토타이핑 및 아이디어 구체화: "이런 기능을 가진 앱을 만들고 싶은데, 어떤 기능들이 필요할까?" 와 같은 질문에 AI 에이전트가 가능한 기능 목록이나 초기 스토리보드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최종적인 '제품 비전'과 '사용자 경험'은 PM이 설계해야 합니다.
- 정보 탐색 및 요약: 방대한 자료를 빠르게 훑고 핵심 내용을 요약하는 능력은 AI 에이전트의 강점입니다. 이는 경쟁사 분석, 기술 트렌드 파악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독'이 될 수 있는 함정
- '생각하는 힘'의 퇴화: AI에게 모든 것을 맡기다 보면, PM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퇴화할 수 있습니다. AI가 제시한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은 PM의 핵심 역량입니다.
- '인간적인 연결'의 상실: 제품 관리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입니다. AI 에이전트에만 의존하다 보면, 팀원, 이해관계자들과의 깊이 있는 대화와 공감 능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저는 AI가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팀원들과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더 깊은 논의를 이끌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 '검증'의 게으름: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맹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아무리 똑똑한 AI라도 틀릴 수 있습니다. PM은 항상 '검증'이라는 필터를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 없이는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PM의 미래, 'AI 협업가'로서의 진화
저는 AI 에이전트 시대의 PM은 'AI 협업가'로 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를 단순히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을 설계하고, AI가 놓치는 부분을 보완하며, AI의 결과물을 '제품'으로 완성하는 역할입니다.
마치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총알을 피하듯, 우리는 AI의 정보 과부하 속에서 '진짜 중요한 것'을 골라내고, AI의 논리적인 사고와 우리의 '직관'과 '공감'을 결합하여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AI 에이전트는 분명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전적으로 PM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AI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하며, 궁극적으로는 '궁극의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AI 시대 PM에게 주어진 새로운 미션이 아닐까요?
여러분은 AI 에이전트를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PM으로서 AI 에이전트와 협업하며 겪었던 놀라운 경험이나, 혹은 '이건 아니다' 싶었던 순간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